2017 axis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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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 8. 9 (수) ~ 8. 30 (수)페이지 정보
Place. 021갤러리본문
021 갤러리는 동시대 미술에서 비슷한 시기에 성장하면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의 이미지와 표현방식을 바라보고 그들의 생각과 개인의 역사를 들여다보고자 “axis 2017” 전시를 개최한다.
전리해 작가의 사진 속에는 오랜 시간의 흔적을 내포하고 있는 역사적 공간을 포착하고 그 안에 오랜 시간의 물리적 흔적들을 한지 위에 중첩시킨 작가의 회화 작품이 공존하고 있다. 작가는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과거 속에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흔적이 남아있는 객관적인 공간에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연결시키고, 철저히 주관적으로 시간의 흔적을 해석하고 표현한 종이 작업을 개입시킴으로써 마치 과거의 공간 안에 작가 개인의 존재와 미래를 감지하려고 한다. 작가는 사진 안의 종이작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전통회화인 한국화를 전공하였다. 그러나 그녀의 최종 작업은 사진이라는 형식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이는 사진을 예술적 표현의 수단으로 간주하여 작가가 공간에 개입하는 과정의 기록이기도 하다. 사진은 가장 객관적이며 과거의 기록이자 순간의 찰나를 표현한다. 그 순간의 기록에는 전과 후, 그리고 프레임 밖의 정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작가의 사진 안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이 낡고 오래된 공간에 작가의 존재가 공존하면서, 그것을 넘어 또 다른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기록 하고 있다.
진민욱 작가는 비단이나 장지에 먹과 석채, 분채를 아교에 개어 채색하는 전통적인 기법을 이용하여 작업하고 있다. 동양화에서 화가들은 오랜 시간 동안 자연과 교감하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몰입하여 자연의 이치와 도의 본질을 표현해 왔다. 작가 또한 자연을 충실하게 관찰하고 현재 우리와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의 작업에는 전통적 산수가 아닌 현대 도시풍경 속 빌딩과 아파트가 존재하고 그 위에 자연 일부가 중첩되어 현실과 가상이 교차되는 이상 공간을 묘사하고 있다. 우리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갈라진 콘크리트 사이에서 자라는 작은 풀, 오래된 담장 너머에 꽃이 피어있는 나뭇가지와 이름 없는 산새는 화면 속 도시 풍경 위에 과장되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풀과 꽃이 아닌 삭막한 도시 속에 지쳐있는 우리들의 삶을 정화하고 치유하는 총체적 자연의 상징이다. 작가는 자연과 인공, 고전과 현대,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서서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끎임 없이 모색하고 있다.
신근희 작가의 작업 소피아(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추’에 등장하는 인물) 연작에는 화려하게 채색되어진 알 수 없는 꽃과 나무가 가득한 숲, 그리고 그 숲속을 헤매는 듯한 여인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인도의 정통 세밀화에서 그 형식을 빌려와 사회적이고 제도적인 주체의 이면에 가려진 억압된 여성의 다양한 모습을 탐구하고 있다. 마치 그 여성들은 사회적이고 제도적인 주체를 상징하는 의복을 벗어 버리고 수미산의 숲에서 꽃(잃어버린 또 다른 자아)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수미산은 불교의 우주관에서 부처가 해탈한 장소이며, 우주의 중심에 있는 신화적 상상의 산이다. 작가의 작품 속 수미산에서는 남성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 곳에는 남성적 자아를 가진 여성, 성녀와 창녀, 귀한 자와 천한 자의 여성으로서 또 다른 자아의 모습을 찾아 수미산의 숲을 헤매고 있는지 모른다. 작가의 작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모든 여성들은 소피아라는 이름을 가지고 세계와 세계, 존재와 존재를 이어주는 생명이며 원형적인 존재이다. 작가는 여성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여러 형태의 여성성을 들추어내고, 그렇게 드러난 여성과 또 다른 여성의 자아를 연결하는 수미산의 숲을 이야기하고 있다.
"axis 2017" 두 번째 전시는 작가로서의 중심을 지키며 작업을 하는 청년 작가들의 작품 활동에 밑거름이 되며, 그들이 힘이 있는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창작 활동과 전시를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