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주 [움직임과 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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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6.4-7.24페이지 정보
Place. 021갤러리본문
노해율, 최연우 2인전
이중주 〔움직임과 물성〕
설치작품은 이중주이자 하모니다. 작품과 공간의 이중주이고, 작가와 관람객 사이의 상상력이 만들어 내는 하모니다.
이번 전시에서 노해율, 최연우 작가는 설치작품으로 움직임과 물성의 이중주를 선보인다.
두 작가의 전시는 사유와 경험의 이중주이자, 과학과 예술의 이중주이다.
두 작가의 작업 과정에는 복잡한 과학적 계산과 철학적 고민이 내포되어 있다.
노해율 작가는 움직임을 재료로 최소한의 이미지와 기능성에 집중하지만, 작품들이 보여주는 움직임은 철저한 계산을 토대로 한 것이며 계획된 궤도를 정확히 따른다. 최연우 작가는 무엇이 진짜일까 하는 질문에서 작업이 시작된다. 작가의 질문은 현대 물리학의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통합하여 설명할 수 있는 만물의 이론 후보 중 하나인 초끈이론으로 확장되어 작업을 진행한다.
노해율 작가는 자신의 움직이는 작업을 ‘운동을 재료로 한 조각’이라 표현한다. 우리는 움직임의 세계에서 살아간다. 다양한 움직임의 영역에서 작가는 ‘움직이는 대상’을 만들고 그것을 단순히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을 지각하는 과정에서 관람객과 세상이 만나는 추상적 작용에 관심을 가진다. 작가는 움직임의 여러 시리즈를 선보였다. 초기 작업인 <Swing>시리즈는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운동인 ‘회전’을 재료로 한 작업이다. 이후 <General Move>, <Movable>시리즈와 작가적 표현이 최소화되어 물질로서의 재료와 사물의 물리적 움직임 그 자체가 강조된 <Self Action>시리즈, 정지된 상태의 운동성을 주제로 하는 <One Stroke>시리즈와, 관람객이 작품을 만져서 움직이도록 하는<Layered Stroke>시리즈로 움직임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최연우 작가는 작품의 형태와 재료의 이중주로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의 내용은 변하지 않는다. ‘무엇이 진짜일까?’
진짜에 대한 질문을 2차원의 글이 아닌 3차원의 작품으로 경험하는 대형 종이 작품은 잡지나 신문 등 종잇조각을 접거나 말아 나선형 끈 모양으로 이어 설치한 작업이다. 설치 작품의 끈 모양은 세상을 구성하는 요소가 1차원의 끈으로 이루어졌다는 내용의 ‘초끈이론’에 대한 탐색과 관련이 있다. 작가는 앞선 전시회에서 끈이론에서 말하는 최소한의 단위인 끈의 진동하는 패턴들에 집중한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실제로 움직이지 않는 평면 회화형식의 작품에서 끈들의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빛의 효과’에 주목했다고 한다. 색을 입힌 레진을 붓고 굳히는 과정을 반복해 오묘한 무늬를 만들고, 그 위에 레진 먹인 종이를 붙인 뒤 빛을 비추는 작업이다. <Study for Vibrating String Patterns>시리즈의 동그란 종이 모양은 초끈이론의 진동하는 끈을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