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그림 개인전 : M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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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 03. 02. - 04. 21.페이지 정보
Place. 021gallery본문
Mono
정그림은 입체와 평면의 경계에서 유기적인 선의 형태를 탐구한다. 단일(單一)을 의미하는 대표작 Mono series는 하나의 끊이지 않는 선이 마치 공간 속에 그림을 그리듯 일상 속에 존재하는 오브제의 모습을 비정형화된 꼴로 형상화한다. 건축자재 혹은 기계의 부속품인 튜브의 말랑한 질감과 긴 형태에서 영감을 받은 Mono series는 생명이 없는 사물이지만 그가 갖는 유기적인 곡선은 동적인 느낌을 준다. 어디까지나 ‘부품’인 셈인 공업 재료를 작품의 주요 소재로 끌어들여 부재료를 주재료로 탈바꿈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미학과 목적의 경계를 허문다. 기존의 사물들이 갖는 전형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관객의 감각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상호적(interactive) 오브제는 인식과 의도의 경계 또한 모호하게 한다.
이번 정그림의 개인전 Mono는 입체 형태의 작품들뿐만 아니라 평면 작업 또한 주를 이루며 작품의 확장성, 변주의 가능성에 집중한다. 특정 공간 안으로 들어온 오브제들은 마치 스틸컷처럼 잠시 멈추어 있지만 그들이 지닌 생동감은 또 다른 이야기를 상상하게 한다.
작가노트
문명의 발달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이러한 변화는 우리 주변의 많은 사물을 획일화시키고 일회성으로 그치게 했다. 그로 인한 부작용은 인간에게 감정적인 동요를 일으키는 사물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데에 있다. 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교감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속가능성이라는 것이 단순히 환경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그것들이 어떻게 우리 곁에서 간직되고 기억되는가에 대한 고찰로부터도 수반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