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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갤러리
T. 053-743-0217
평일 및 토요일 10:0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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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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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side Out ; 공간의 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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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2017. 5. 24 ~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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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lace. 021갤러리


    본문

    DETAIL

    021 갤러리에서는 5월 기획전으로 초현실주의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세 분의 작가를 초대하게 되었다.
     

    21세기인 지금, 세상은 이미 인간이 차지하던 자리를 기계에 내어주고 있다. 인간의 생산성은 이제 기계의 그것과 비교 불가능하고, 기계는 인간의 창의력까지 넘보고 있다. 인간의 의식이 차지하던 공간은 의식과 무의식을 초월한 기계적 공간, 의식이 없는 두 개의 숫자로만 움직이는 통제 받는 공간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인간 정신적 영역의 공간 역시 기계의 통제에 영향을 받는 상황이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인간의 삶과 일상은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수많은 센서들에 의해 통제 받고 있다.

    1920년대 초반 의식과 무의식, 현실과 꿈의 모순적인 조건을 해결하고자 시작한 문화 사조로서의 초현실주의는 앙드레 브레통(André Breton)에 의해 파리를 중심으로 주창되었다. 문학과 미술 사조로서 초현실주의는 다른 어떤 예술 사조와 달리 영화, 소설, 음악, , 무용, 연극 등 20세기 모든 예술 장르에 그 영향을 미쳤고, 20세기의 다양한 예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예술 사조로 자리매김했다. 미국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 사조로 초현실주의를 지목했다. 미국의 많은 기관들이 자본을 앞세워 그 사조의 발상지인 유럽으로부터 20세기 말 초현실주의 관련 자료를 대거 수집해갔고, 그 당시 이러한 행위를 불평하는 유럽의 미술관계자들도 많았다.

    시각 예술의 분야에서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막스 에른스트(Max Ernst), 조르죠 데 키리코 (Giorgio de Chirico), 르네 마그리트 (René Magritte) 등은 이 사조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이러한 작가 군을 중심으로 초기 시각 예술에서 초현실주의가 실현될 수 있을까 하는 브레통의 우려와 달리 다양한 조형적 특징과 기술들이 개발되었다. 초현실주의 작가들은 불안하고 비논리적인 장면을 사진과 같이 정교하게 그리고 그 위에 일상적 오브제를 비이성적인 방법으로 배치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공간을 만들어 냈다. 초현실주의는 여신과 우산이 해부대 위에서 우연히 만난 것처럼 아름답다라는 로트레아몽(Comte de Lautreamont)의 시처럼, 합리적인 의식을 초월한 세계를 만들었다. ‘추방의 뜻을 담고 있는 데페이즈망(dépaysement)은 일상적인 관계에서 사물을 추방하여 그것을 이상한 관계에 두고, 있어서는 안 될 공간에 존재시키면서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의식적 사고를 피하고 무의식적 행위가 흘러가는 그 자체가 시각적으로 표현되도록 한 회화적 기법인 오토마티즘(automatism)이 발전했다.
     

    이번 기획전은 초현실주의의 조형적 기법을 발전시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작가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인식하고 있는 공간 개념을 살펴보고자 했다. 21세기 초현실적 조형 언어를 사용하는 한국 작가들에 나타나는 작품의 주제와 앞서 20세기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주제와 어떤 점에서 다른가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전시의 기획이 시작되었다.


    김형무는 잡지에서 오려낸 복제된 이미지들을 그가 만들어 낸 공간에 콜라주 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 포토몽타주와 콜라주는 미술사적으로 전통을 가진 기법으로 현실을 작품에 직접 붙여 편입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작가는 어디에도 없는 장소에 현실의 편린들을 삽입한다. 그 장소는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이 접근하지 못하는 진공의 공간, 어쩌면 인간이 지배하지 않는 기계의 공간에 자의식을 가진 인간을 위치시킨다. 그 공간은 인간이 경험하지 못한 저 너머의 공간이며 마치 현실의 공간으로 보이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21세기 우리가 맞이한 공간임을 예언 하는듯한 작업을 한다. 낯설지만 무엇을 낯설어해야할지 모르는, 일상적 맥락에서 추방되었지만 일상적 맥락 자체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 저 너머의 공간에 작가는 인간과 그 삶을 위치시키고 있다.


    이소영의
    <미술관> 시리즈 작업은 미술사 안에서 거장들의 작업을 중심으로 실존하는 미술관 이미지를 합성하는 형식의 작품이다.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Casper David Friedrich), 엘 그레코(El Greco) 등의 작품이 작가의 작업에 사용되었다. 대가들의 작품이 놓인 공간은 이소영 작가 본인과 관계가 있고 그가 직접 체험한 미술관의 여러 공간 중 작품의 성격에 맞는 공간이라고 판단하여 선택된 장소이다. 작가는 그러한 공간에 대해 시간을 두고 해석하고 사진으로 기록하여 중첩하면서 그 곳만이 가지는 공간성에 대해 탐구한다. 작가의 의식을 비우고 지워진 공간에 과거에 존재한 작품을 삽입시켜 고정시키고, 고정된 대가의 작업은 이소영의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차소림은 현실이 가지고 있는 다층적인 의미 구조에 대해 집착하여 오랫동안 작업을 해왔다
    . 의미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기호로써 텍스트와 관련된 작업도 지속해왔다. 그는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기호가 소통의 기능을 가지지 못하고 기호로써만 존재하는 한계와 이로부터 소외되는 인간의 군상을 직면하게 되었다. 그 결과 그는 인간의 의식 속에 위험한 존재로서의 기호를 직시하게 되었고, 기호 너머에 존재하는 그 무언가에 대한 탐험을 시작하였고 관조하게 되었다. 그는 오토마티즘으로 의식에서 멀어져 있는 공간과 산수를 그리고 그 속에 기호와 숫자를 그려 넣었다. 인간의 의지와 의식이 지배할 수 없는 공간에서의 기호를 관조하는 사람은 마치 인간이 의식이 미칠 수 없는 저 너머의 공간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세 작가의 작품은 의식과 무의식이 충돌하고 모순하는 20세기의 초현실주의가 만들어 낸 공간을 뛰어넘고 있다. 비록 초현실주의의 조형언어를 사용하여, 이들 작품에는 의식과 무의식을 뛰어넘어 존재하는 저 너머의 공간에 대한 탐구가 보인다. 의식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 의식이 필요 없는 공간, 기호만 있는 공간 중에서 어떤 것이 세 작가가 바라보고 있는 공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작품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저 너머의 공간을 제시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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